카테고리 없음

춘야희우(春夜喜雨)

최재춘 2024. 5. 29. 15:41

논어를 끝내고 맹자를 시작한지도 어느새 1년 반이 넘어간다.

무엇때문에 다 늦은 나이에 그리 공부를 하냐고 묻지만  새롭게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함을 어찌 설명하면 좋으련..

하지만 매번 딱딱한 책만 탐독하는것이 아니고 가끔씩 한시도  배우면서 그 시절 선비들의 마음도 함께 공감해 본다 

어제는 신문에 윤석열 대통령과 중국의 리창 총리가  춘야희우(春夜喜雨/봄밤에 내리는 고마운 비)라는 두보의 시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기사가 나와 있었다.

두보( 杜甫 )의 춘야희우는 2009년 "호우시절( 好雨時節 )" 이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한국에 정우성과 중국에 고원원이라는 여배우가 주연으로  꽤나 로맨스 좋아하는분들은 재미있게 보았으리라 생각되어진다.

당나라때 문인인 두보는 시성( 詩聖 )이라고 일컫어지며 당대의 시선( 詩仙 )이백( 李白 )과 쌍벽을 이루는 고전시인이다 

이태백이라고도 알려진 이백은 낭만적이고 풍류적이라면 두보의 시는 사실적이고 교훈적인 유교적 색채가 짙다보니 성리학의 나라 중국에서는 두보의 시가 좀더 높게 평가되고 있음도 사실이다 

한시 춘야희우 내용을 살펴보자

 

春夜喜雨(춘야희우)   봄밤에 내리는 고마운 비

                                                        杜甫(두보)

好雨知時節 (호우지시절)  단비가 때를 알고 내리니
當春乃發生 (당춘내발생)  봄이 오는 길목에서 때맞추어 소생하네
隨風潛入夜 (수풍잠입야)  바람따라 몰래 밤에 찾아와
潤物細無聲 (윤물세무성)  소리없이 만물을 촉촉히 적시고
野徑雲俱黑 (야경운구흑) 길은 온통 구름이라 어두운데
江船火明 (강선화독명)  강 위에 뜬 배의 불빛만이 밝구나.
曉看紅濕處 (효간홍습처) 새벽에 붉게 젖은 곳을 보니
花重錦官城 (화중금관성) 금관성(청두의 옛이름)에 꽃이 활짝 피었네.

 

봄밤에 내리는 비를 보면서 한국과 중국의 지도자들은 서로의 속내를 차마  드러내지 못하고 고마운 비의 이야기만 했을까 

때를 알고 내리는 좋은 비처럼 한.중이 서로를 위하고 함께 발전하던  그 시절이 오기를 간절히 원하는것은 나만의 바램이었을까  

구한말 세계정세에 어두운 조선의  권력자들은 백성들의 안위는 돌보지 않고 오로지 자신들(민비 세력)의  권력 유지를 위해 외세를
끌어들여 (임오군란과 동학농민운동시청나라/ 청일전쟁에서 청 패배후 러시아 공사관에 아관파천등)  오늘날 용산이 청나라,
일본, 미군의 주둔지가 되었던 아픔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그 아픈 상흔이 저리 생생한 지금도 우리는 또다시 그 어두운 역사의 전철을
밟고 있는것은 아닌지 냉정하게 뒤돌아 보아야 한다..
봄비도 때를 아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류 지도자라는 분들이  지금 무엇이 필요한 지를 저리 모르다니..지금은 자주적 실용외교가
절실하며 그러한 시기임을 춘야희우는 우리에게 넌지시 알려주고 있다.
봄밤에 내리는 단비를 보며 두 지도자는 의례적인 인사보다는 그 글속에 담긴 교훈을 직시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