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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 생각나는 추석...

최재춘 2019. 9. 30. 14:29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다.

반갑지 않은 태풍이 알알이 탐스러운 결실을 소망하는 농심을 저버리고 벌써 세번째 무심하게 방문한다.

나라는 검찰 개혁과 그 검찰 개혁이 두려운 세력으로 나뉘어져 한치의 물러섬 없이 총성없는 전쟁중이다.

지역에서도 이제는 촛불의 정신과 기대가 서서히 기득권 세력에 의해 무너지는 우려스러운 상황을 보면서 다시 제2의 촛불을 통해 검찰 개혁을 마무리 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다.

모두가 저마다의 이해와 요구를 가지고 몸과 마음을 움직이고 있지만 그래도 자신만이 아닌 자라나는 후손들에게 그리고 묵묵히 오늘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이름없는 그들에게도 이 사회가 살맛나는 사회가 되도록 검찰 개혁은 이루어져야 하고 비록 더디 가더라도 그 길이 나라가 나라다운 올바른 길이기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한다.

돌이켜보니 이번 추석은 유달리 이른 추석이다보니 과일들이 그들의 제맛을 뽐내지 못하고 풋풋함만을 간직한채 제대로된 과일 본래의 맛을 보여주지 못한 아쉬운 명절이 되고 말았다

특히 연휴도 그리 길지 않은 관계로 많은 친구들이 내려 오지를 않은듯하다.

한해한해 부모님과 이별을 한 친구들은 늘어나고 그 친구들에게 명절이라고 품어줄 안식처가 없기에 고향을 뒤로하고 타지에서 머무를수 밖에 없었던것 같다.

그런데 나는 특히 이번 추석이 유독 기억에 남을것 같다.

나는 친한 친구의 어머님과 전화로 데이트를 한지가 2년이 넘어가고 있었다.

연세가 계시다보니 치매가 올지 모른다고 친구가 나하고 통화를 시켜 주었는데 어머님이 일제시대 초등학교를 다녀 일본말을 잊지않고 그대로 하셨는데 다행히 내가 일본말이 조금 되어 그렇게 2년여를 일본어로 함께 통화를 하였던것이다,

유독 아들 하나이기에 아들에 대한 걱정이 유달리 많으셨던 어머님은 그렇게 추석 전날 하늘 나라로 곱게 떠나가셨다.

나는 겨우 추석 상차림만 하고 당일 새벽에 서울로 올라가 4일동안 장례를 치루고 친구의 아픔을 추스려 주고 내려왔다.

지금까지 수많은 명절을 보냈지만 처음으로 친구 한명 만나지 못하고 그렇게 명절을 보낸것이 이번이 처음이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하지만 그래도  외로웠을 친구 옆에서 함께 해주었기에 오히려 뿌듯함은 명절에 친구들 못만난 아쉬움을 몇배나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리고 명절 그 바쁜 와중에 시간내어 장지까지 함께 해준 소중하고 고마운 친구들 볼수 있어서 그 기쁨은 차고 넘쳐도 모자람이 없을듯 하다

생각해보건데 아마도 친구의 어머님은 시골 고향에서 찾아 보기에는 드문 신여성이셨다.

일제시대 근대 여성의 선두주자인 나혜석이라는 분을 떠올릴 정도로 우아하면서 엘리트하면서 당차신분이셨다.

돌아가시는 그 마지막순간까지 자존심 강하신 그 모습그대로 곱게 돌아가셨다는 친구의 말을 들으면서 역시 친구의 어머니시구나 그리 생각하였다.

평상시에도 친구간에 예의를 지켜야 한다며 말씀하시던 어머님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부디 편안한곳에서 잘 계셨으면 하는 바램을 해보며 그리 걱정만 하셨던 그 아들은 친구들이 함께 외롭지 않게 잘 지내겠다는 다짐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