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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아침밥 한공기의 슬픔..

최재춘 2018. 4. 16. 17:10

4월16일이다.

벌써 4주기의 슬픈 기억이다.

그날 아침 우리는 티브를 통해 너무나도 소중한 아들 딸들이 수장되고 있는 현장을 생방송으로 보고 있었다.

정작 마지막까지 배를 지키며 승객을 구해야 할 선장은 속옷 차림으로 먼저 나오고 일부 선원들도 승객들에게는 움직이지 말라며 방송하고 먼저나와 구명선에 올라타는 정말 21세기 대한민국에 있어서는 안될 도덕적 해이의 전형을  우리는 그렇게 티브로 보고 있었던것이다.

그러나 그날은 총체적 난국인지라 늦잠잔 대통령부터 구조보다 보고영상을 먼저 요구하는 참모들 그리고 우왕좌왕하는 해경 그야말로 컨드롤타워가 모두 무너진 대한민국 안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하루였다. 

하지만 아직도 갈길은 멀다.

여기저기 안전 불감증에 그동안 고도 성장만 추구하다보니 너무나 많은 안전 문제를 놓치고 왔던것이다.

이제는 하나둘 보완하고 만들어 가야 할것이다.

선진국이 그냥 선진국이 되는것이 아니라 바로 이런 재난과 참사에 대해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예방과 철두철미한  대비가 함께 할때만이 진정한 선진국의 모습일것이다.

요즘은 하루하루 숨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속에서 나는 문득 나의 발걸음을 멈추고 오던길을 뒤돌아 본다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지만 나는 뒤도 보고 옆도보고 해찰을 하며 걸어가고 싶다

그냥 빠르게 가고 싶지 않다.

길도 큰 대로가 아닌 오솔길을 걷고 싶다.

봄이면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고 그자리에 울긋불긋한 꽃들이 벌과 나비와 함께 봄 소풍을 즐기는 모습도 보고 싶다.

작은 개미가 힘겹게 먹이를 옮기는 모습 속에서 자연의 위대함을 느끼며 천천히 개미를 피해서 걷고 싶다.

그러나 4년전 그들은 새벽별 보며 출발하면서 정말 천천히 걷고 싶었을것이다.

하지만  그 발걸음이 채 봄의 모습도 보지못한채 이제사 따뜻한 엄마의 아침밥 한공기인데 벌써 목적지에 도착이라니..

함께 점심도 먹고 여름날의 해수욕장 추억도 만들고 가을의 결실도 함께 하고픈데 그리고 눈내리는 겨울 저녁 군불 지피고 따뜻한 아랫목에 도란도란 앉아 그렇게 겨울을 노래하며 여행을 마치고 싶었는데..

기억하고 다짐을 해본다.

4년전의 그 슬픔을..

그리고 반드시 길떠나는 모두에게  삼시세끼 챙겨주고 사계절의 그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데 힘을 보태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