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살을 에이듯한 칼바람에 동장군의 기운은 하늘 높은줄 모르고 기세등등하다.
그러나 어제 썰전에서 전전 대통령 MB 수사에 대해 MB 시절 정무수석을 지낸 박형준이 권불십년이요 화무십일홍(10년가는 권세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 이라고 이야기를 하며 적폐청산 수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자 유시민 작가가 그럼 MB가 통치하고 있을때 그런 이야기를 하시지 하며 화살의 방향을 살짝 바꾸니 오히려 박형준은 자충수를 두는 형세가 되고 말았다.
참으로 유시민 작가님이 토론에 달인임을 여실히 알수 있는 장면이었다.
아무튼 권세도 10년이요 붉은꽃도 10일인데 이 추위도 오래는 가지 않을것이고 조만간 따스한 남쪽의 봄내음과 함께 동장군의 위세도 한풀 꺽이리라 생각되어진다.
어제는 점심 식사후 갑자기 복통에 고열에 오한까지 순간 정신이 혼미하면서 어찌할바를 모르겠어 일단 퇴근하여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감기약을 먹고 그대로 잠시 쉬었다.
어느정도 고열이 사라지자 아직 식욕이 없기에 저녁을 죽으로 간단히 때우고 티브를 보면서 그대로 꿈나라로 내달렸다.
핸드폰의 알람소리에 눈을뜨니 새벽이다. 밖은 캄캄하다.
순간 몸의 상태를 잠시 체크해보니 그런대로 일어날만 하기에 부리나케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영하 12도의 운동장에 몸을 내맡겼다.
운동장에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열성적인 축구 덕후들이 결코 물러섬 없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운동장으로 하나둘 모여들어 어느새 20여명으로 불어나 있었다.
무엇이 그들을 운동장으로 오게끔 하였을까?
어느 하나에 미친다는것은 무엇일까?
원래 덕후라는 말은 일본말 오타쿠에서 온말이다.
오타쿠(お宅, おたく)는 즉 일본어에서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호칭인 ‘댁(お宅)’이란 뜻이다
그런데 이말이 어느순간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좋아하는 만화나 게임에 빠져있는 사람 즉 사회성이 부족한 비호감용으로 사용되다 우리나라로 넘어와서는 덕후로 변해 처음에는 역시나 한가지 분야에 깊이 빠진 사람으로 사용되다 요즘은 특정분야에 전문가 이상의 수준급 실력을 갖춘 사람들로 나름 긍정으로 변화되었다.
모두들 새벽잠이 꿀잠임에는 틀림이 없다.
나도 역시나 조금더 자고 싶은 마음이다. 특히나 이런 강추위에는 그 마음이 더 간절하다.
그래도 나는 그 꿀잠을 뒤로하고 나간다.
축구에 대한 덕후라서가 아니라 내몸이 운동을 필요로 하기때문이다.
최근 건강검진에서도 고혈압을 포함 여기저기 아우성이다.
그러나 나는 50대의 가장이다.
책임져야할 가족이 있기에 건강하게 가족을 책임져야 하기에 쏟아지는 눈꺼풀에 무게를 의지로 받쳐들고 오늘도 운동장으로 내달린다.
나는 덕후가 아니다.
난 책임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