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도 산뜻해 모처럼 주말을 집에서 보냈다.
주중에 서울 조문을 갔다 오니 인천에 주말 결혼식이 있어도 가보지를 못하고 잠시 나만의 여유를 갖고자 하였으나 생각처럼 되지는 않는다.
아들 딸이 다 커서 익산에서 살고 있기에 토요일날 데리러 가서 일요일날 다시 데려다 주고 왔다. 그래도 이것은 그나마 잠깐 머리 식힐겸 나갔다가 올수 있다.
그러나 옆지기가 느닷없이 점심 식사후 몸이 아프다고 하여 응급실에 급히 입원하니 주말 오후가 응급실 의자와 함께 하였다. 그래도 다행히 출타를 하지 않은 시기에 응급실행이니 불행중 다행이었다.
아무튼 주말의 여유는 뒤로하고 또 새로운 한주를 시작한다.
돌이켜 생각을 해보면 대학을 졸업한 딸과 군대 제대후 복학을 해서 대학 3학년이 된 아들이 예전 같으면 모든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할 나이임에도 요즈음은 그러하지 않은것 같다.
많은 부분에 있어서 부모의 지나친 관심이 오히려 자녀들의 자립심을 늦추고 있는것은 아니가 하는 우려가 든다.
보통 우리들 어릴적과 상대적 비교는 조금 무리가 있을지 모르나, 중학교 졸업후 나는 목포나 광주로 유학을 떠나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고향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기로 하였다.
그래서 아버지께 영어를 하기위해 카세트와 통학용 자전거가 필요하다고 하였더니 대뜸 대청문을 열고 나락을 열가마니 주시면서 팔아서 사라고 하시는것이다.
그래 나락 열가마니를 경운기에 싣고 읍내로 나갔다.
그리고 평소 알고 있던 쌀가게 천광상회로 가서 나락을 팔려고 하니 이제 중학교 갓 졸업한 어린친구가 나락을 경운기에 싣고와 팔려고 하니 주인 어르신 난감해 하면서도 그나마 아버지와 나를 알고 계시기에 저간의 사정을 들으시고 10만원을 나락값으로 주신다.
그래 금성 카세트를 오만원 주고 사고 나머지 오만원으로 자전거를 사려고 하니 삼천리 자전거는 좀 비싸고 크라운 자전거가 좀 약하기는 해도 가격대에 적당하니 사서 집에 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대학생인 아들에게도 어쩌면 좀 무모해 보일지 모르는 일임에도 그때 당시에는 어렸음에도 무슨일이든지 당차게 했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그 이후에도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틈틈히 목포로 고기를 팔러 다녔던 기억을 되새겨 보면 그러한 경험들이 오늘날 내 자신을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해 나갈수 있는 밑바탕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과 더불어 우리 자녀들에게 꽃길만 걷게 하는것이 과연 바람직한것인지 하는 반성을 해본다..
스스로 물고기를 잡을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야 하건만 우리 모두들 그냥 자녀들에게 물고기만 주는것은 아닌지..
시대가 바뀌어 자녀들에게만은 똑같은 배고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마음들 부모의 마음이지만 오히려 그 마음들이 자녀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주말의 여유가 사라진 월요일 문득 커가는 자녀들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