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리는 아침 차를 몰고 출근하며 차창너머로 가로수 밑을 보니 하얀눈이 수북이 쌓여있다.
어제만 해도 새하얀 눈꽃처럼 그렇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더니 하루만에 앙상한 가지만 애처롭게 지난날의 영화를 아쉬워하는듯하다.
분홍빛 진달래나 하얀 목련 그리고 노란 개나리는 그래도 봄비에 어느정도 내성을 가지며 버티는데 특히 벚꽃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다.
이 봄비가 벚꽃에게는 슬픔이지만 가뭄에 시달리는 우리 농부님들에게는 아마도 단비로 다가가리라 생각되어진다.
요새 나는 지천명의 나이를 생각해본다.
어쩌면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듯 하다.
4월 한달은 참으로 몸이 예전의 내몸이 아님을 여실히 느껴보는 잔인한 달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아직도 통증이 나를 엄습하고 있다.
며칠전에는 몸이 불덩이가 되어 밤새 찬수건으로 옆지기의 찜질을 받으며 버티기도 하였다.
무엇이 이렇게 나를 힘들게 하는가?
돌이켜 생각을 해보니 과유불급(過猶不及)이었다
나이가 오십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이십대에 머물러 새벽6시에 기상을 하여 축구를 한시간 그리고 달리기를 삼십분 어떤때는 축구를 두시간 이상 그렇게 매일 미친듯.. 조금은 쉬엄쉬엄 뛰어도 될것을 같은시간에 남들 두배는 뛰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나이를 잊은 무리한 운동이 드디어 나를 나흘째 아픔과 통증으로 인도하고 있다.
또 뒤늦은 나이에 외국어 재미에 빠져 매일 두세시간 리시버를 귀에 달고 살았더니 귀주변을 포함 두통이 함께 나를 힘들게 하니 오랜만에 주말은 넉다운 속에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건강에 중요성 그리고 이제는 오십을 넘은 내몸의 경고를 들으며 잠시 쉬어가는 한주였다.
감당할 체력과 나이가 아니면 지나침은 분명 미치지 못함보다 못하구나 하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마음에 새기면서 아직도 통증이 나를 힘들게 하지만 이제부터는 지혜로움으로 나의 몸과 마음에 평안을 주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