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버지의 87세 생신날이다.
그래서 형제들이 앞전주 일요일 시골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였다. 시골 동네에서는 아마도 부모님이 가장 건강하게 장수하시며 살고 계시는것 같다.
오랜만에 형제들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큰누나 작은누나 여동생 모두가 뱀에 대해서는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털이 나있는 벌레인 송충이 쐐기 각종 벌레류에 대해서는 기겁을 한다는 것이다.
어릴적 어느 봄 따뜻한날 논에서 일을 하시던 어머니는 뱀이 나오자 전혀 두려움 없이 잡아서 밖으로 내던지더니 그날밤 저녁 식사를 하시다가 옷에 붙어 있는 송충이를 보고 비명을 지르며 밖으로 내달리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우리 형제들이 모두가 엄마와 똑 같이 뱀에 대해서는 친근한 반면 털 달린 벌레에 대해서는 지극히 두려움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도 마찬가지로 뱀에 대해서는 가지고 놀 정도록 친근한데 송충이를 비롯 털 달린 벌레에 대해서는 머리카락이 쭈삣 설 정도로 두려움이 앞선다.
그래서 초등학교때 송충이 구제하러 산으로 가는 날은 정말 발걸음이 천근만근 이었다
여기저기 소나무에 붙어 있는 송충이가 행여 옷에 붙을라 두려움에 다른 친구들이 보기에 괜히 약해보이는 모습이 싫어서 속으로는 떨면서 겉으로는 강한척 그렇게 송충이하고 전쟁을 벌였던 기억이 지금도 악몽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뱀은 깊은 산속에서 100미터 이내의 움직임까지 알 정도였으며 특히 도마뱀은 보자마자 꼬리를 잘라 도마뱀이 더욱더 오래 살도록 하였다.
그때는 도마뱀이 위험에 처해 살려고 꼬리를 자르는줄은 모르고 도마뱀 꼬리를 안잘라주면 일찍 죽는줄 알고 끝까지 쫓아가 꼬리를 잘랐던 것이다.
참으로 무식이 용감했던 그러나 도마뱀에게는 슬펐던 시절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이제 내년이면 아버지께서 88세 미수(
그래서인지 요즈음 몸 여기저기서 병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신호를 보내오고 계신다.
그러나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그리고 형제들이 함께 모여서 이번에는 아버지의 또다른 두려운 이야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