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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날 웬 어처구니..

최재춘 2016. 2. 22. 10:28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다.

어릴때는 정월 대보름이 무척이나 큰 명절로 설이나 추석보다도 더 크게 생각되어지고 학교도 가지 않았던것 같다.. 그러나 지금은 잊혀져 가는 정월 대보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오늘 보름에만 먹을수 있는 오곡 찰밥이 무척이나 그리워지는 날이다.

아무튼 대보름에는 횃불놀이를 시작으로 밥얻어묵기 농악놀이등 다양한 행사가 그해 농경이 시작되는 첫 만월인 대보름때 진행되었는데 특히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각종 액귀를 몰아내기 위해 굿을 해주는 농악놀이는 보통 2~3일에 걸쳐 가정마다 돌아가며 농악을 하였던것 같다.. 

그러면 그때마다 주인집에서는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마련해서 함께 음복하며 한해 무사태평을 기원하곤 하였다..

어제는 아들과 함께 동네 뒷산을 산행하는데 이미 시작된 농악소리가 여기저기 울려 퍼졌다..

대보름과 함께 울려퍼지는 사물놀이의 장단에 발걸음도 가볍게 산행을 하는데 여기저기 채벌되어 있는 산속의 소나무를 보면서 아름다운 산행길이 너무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그래서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어이가 없다"라는 말에 대해 유래를 설명하였는데..

보통 우리는 어이가 없다라는 말이 바로 맷돌을 갈때 손잡이인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때 어처구니가 없다라는 즉 너무나 황당한 경우에 사용되어지고 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뜻인 궁궐의 추녀마루 끝에 악재를 쫓아내기 위해 흙으로 빚은 토우 잡상을 일컫는지는 생소하게들 알고 있다.

 보통 5,7,9,11 홀수로 만드는데 중국에서는 황제의 거처에는 11개를 황태자의 거처에는 9개를 만들었으나 우리나라는 경복궁 경회루에 유일하게 11개의 토우 어처구니가 놓여 있다.

어처구니의 탄생은 확인되지 않은 설에 의하면 중국의 당 태종이 고구려의 연개소문이 쏜 화살에 눈 하나를 잃고나서 밤 마다 꿈에 지붕위에 나타나는 귀신을 쫓기 위해 밤이면 무장한 병사들을 지붕에 올렸다는 고사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아무튼 자연은 있는 그대로 함께 할때 아름다운 법 아름다운 구불길 산행의 쓰러져간 소나무의 어처구니 없음을 보면서 대보름날 액귀를 모두 물리치고 올 한해 우리모두의 안녕과 건강을 빌어본다..

그리고 맛있는 오곡 찰밥이 오늘 함께 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