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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지 곤지 찍고..

최재춘 2015. 10. 19. 14:20

흐르는 시간앞에 장사 없다던대 어느새 무더위는 사라지고 아침 저녁으로 날씨는 을씬년 스럽기까지 하다.

그래도 내리쬐는 한낮의 가을볕은 아직 더위가 죽지 않았음을 처절하게 저항해 보지만 그 몸부림으로 한해 농부의 결실이 옹글게 알알이 결실 맺음을 볼때 결코 밉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렇듯 가을은 누군가에게는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여기저기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쌓이는 청첩장을 볼때 또다른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출발의 시작이기도 하다.

주변에서 하나 둘씩 자식들 혼사를 알리는 모습속에서 이젠 우리에게도 남의 일이 아님을 불현듯 잠시 생각의 끈을 잡아보면서 예전의 복잡하고  다분히 형식에 치우쳤던 결혼식이 속전속결로 끝나는 현대의 모습을 볼때 무엇이 더 바람직한지는 가치의 차이이기에 호불호를 이야기 하기가 어렵겠다..

다만 간소화된 오늘날에도 연지곤지 찍고 폐백을 하는 모습 속에서 옛 전통이 조금은 남아서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볼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연지 곤지는 언제부터 하기를 시작 했으며 왜 하는 것일까?

보통 붉은색 연지는 양 볼에 그리고 곤지는 이마에 화장을 하는데 그 유래는 여러가지 설이 있다.

기원전 1150년경 중국 주나라 주왕때 왕비 달기가 연나라에서 가져와서 화장을 하였는데 그때부터 연지라고 하였다는 이야기부터 한나라때 황제 후궁들이 월경이 있을때 붉은 연지를 묻혀 월경임을 표시하였다는 이야기까지 다양한 설이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연지를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부터 하기 시작을 하였는데 혹자는 흉노족의 습속이 또 혹자는 몽고족의 습속이 우리에게 전해져 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무튼 연지와 곤지는 화장술과 동시에 악귀의 장난으로부터 신부를 보호한다는 주술적 의미가 컸으며 특히 신부의 숫된 몸과 마음을 상징하는것이어서 초혼에게만 허락되는것이 관례였다고 한다..

붉은색을 무서워 하는 잡귀를 물리치고 새신부에게만 허락되었던 미와 건강의 상징 연지곤지의 전설을 보면서 요즘 결혼하는 신랑 신부들도 이러한 가을의 전설을 알고 새로운 출발을 하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