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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 이삭줍기..

최재춘 2013. 10. 30. 08:08

황금 빛 늘녘이 사라진 들판에 황량함이 을씬년스럽다.

요즘에야 콤바인으로 벼를 쉽게 수확하지만 예전 같으면 지금쯤  벼단이 한뭉텅이씩 여기저기 진을 치고 마지막 탈곡만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도 농촌의 노령화와 더불어 수확의 공정이 많이 단축되어 그나마 다행이다.

보통 이 맘때쯤이면 어렸을때 우리는 수확이 끝난 논에서 온갖 경쟁 상대들과 치열한 벼 이삭줍기 전투를 치루곤 하였다.

한겨울을 지내려고 이 때쯤이면 일년 농사의 모든것을 쏟아 붓는 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낱알 모으기에 여념이 없고 또 따뜻한 쉴곳을 찾아 떠나는 철새들도 잠시 쉬어 가면서 또다른 여정을 준비하는 에너지를 이곳 추수가 끝난 논에서 보충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의 수레바퀴를 아는지 모르는지 학교에서 선생님들은 이삭줍기를 요구하고 그리고 그 결과를 검사한다.

그러면 우리는 학교가 끝나자 마자 추수가 끝난 논으로 친구들과 함께 이삭줍기 전투를 벌였던것이다.

그 당시에는 먹을것이 부족하여 한톨의 낱알도 귀히 여겨야 하는 시절인만큼 우선 사람이 먹고 살아야지 철새나 쥐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던것이다.

지금에야 먹을것이 넘쳐나니 오히려 추수가 끝난후 철새를 위해 낱알을 논에다 뿌리고 있으니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어느순간 넘쳐나는 음식에 식량에 곡식 귀한줄 모르고 살고 있는 우리들..추수를 하다 조금만 흘러도그 들판에서 흙과 함께 낱알을 모아 얼매로 치고 치로 거르고 하여 한톨도 귀하게 여겼건만 지금은 참으로 풍족한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한톨의 낱알을 수확하기 위하여 들어가는 부모님의 땀은 똑 같기에 감사하는 마음 매번 식사때마다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그래도 바구니에 친구들과 함께 추수가 끝난 들녘으로 이삭줍기를 하던 그 시절이 우리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고 아무리 문명이 발달하더라도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할수 있는 그 밑자리에는 바로 동심을 자연과 함께 하였던 어린시절이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을 해보면서..

잠시 추수가 끝난 들판을 내달리던 어린시절을 회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