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마지막 절기 상강(霜降)인 오늘은 첫 서리가 내린다고도 하니 어디에 서리가 내렸는지 궁금하다..
입추가 아직 채 마르기도 전에 상강이라니 참으로 세월이 빠름을 새삼 느껴본다. 총알을 탄 사나이는 저리 가라할 정도이다.
온 들녘도 푸르름으로 짙게 드리운지가 엊그제 같은데 황금 들녘으로 찰라에 변하고 이제는 그 들녘이 농부의 마음을 살찌우고 저만 휑하니 가을 바람만 쓸쓸히 담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가을이 기다려지는 사람들이 있으니 바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형형 색색의 옷을 입고 곱게 물든 단풍을 찾아 산으로 들로..
들판에 억새풀은 하얀 속살을 드러내며 찾아오는 이에게 저리 반갑다고 방긋방긋 인사를 하고 깊은 산속 단풍들은 찾아오는이에게 누구의 단풍이 더 형형 색색인지 시샘을 하듯 더욱더 붉게 타오르고..
찾아오는이도 붉게 물들이고 반기는 이도 붉게 물들이고 가을 산야는 형형색색 온통 붉게 수놓는 단풍들의 놀이터인가 보다..
그중에서도 이 가을 아마도 가장 먼저 붉게 타오르는 곳이 내장산 백양사 주변일것이다. 차로 가기에는 엄청난 인파에 오히려 산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키기에 새벽 일찍 나서던지 차라리 늦으면은 저 아래부터 걸어가갰다는 넉넉한 마음으로 내장산 산행을 하면 포근하고 따뜻한 가을단풍 산행이 될성 싶다.
나도 가을 단풍 산행을 한지가 너무나 오래 되기에 가족들과 함께 내장산에 한번은 가고 싶다.
수학여행때 친구들과 느껴보았던 그 내장산을 불혹을 훨씬 넘긴 이 나이에 가족들과 함께 그 느낌을 간직하고 싶다.
문득 보고싶어진다
지금은 어디에선가 저마다의 위치에서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친구들. 까까머리 설렘임을 가슴속에 간직한채 이 가을 나는 잠시 우수에 젖어 가을 단풍속으로 흠뻑 빠져본다...
산이 부른다 가자 붉게 타오르는 그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