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타잔이 꿈꾸는 세상..

최재춘 2013. 9. 2. 07:14

티브가 동네에 한 두 대 정도 있던 70년대 우리에게 티브를 보는것은 사활을 건 하루하루의 삶이었다. 전기도 없던 시절이기에 동네 정미소가 방아를 찧어야 밧데리를 충전할수 있고 그래야만 겨우 티브를 볼수 있었다.

가끔씩 읍내에 만화 가게에 가서 만화를 보는 척 하면서 티브를 곁눈질 해가며 보던 그시절 가장 인기있는 프로는 뭐니뭐니 해도 타잔이었다

타잔을 보면서 우리는 무한의 상상 나래를 펴곤 하였다.

대자연에서 제인과 치타와 함께 코끼리를 자유자재로 움직여가며 자연을 파괴하며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문명인들과 싸우는 모습 속에서 어느새 우리 자신도 타잔이 되어 있었다.

보통 우리는 중맥산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소나무 대나무를 잘라 칼과 창 화살을 만들고 소나무 위에다는 칡넝쿨로 밧줄을 만들고 주변의 나무를 엮어서 타잔과 같은 오두막을 만들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온 산을 헤집고 돌아다니며 타잔 놀이를 하였던 것이다.

때론 꿩 올무를 설치해 놓아 꿩을 잡으면 점심 대용으로 산속에서 구워 먹으며 하루내 자연과 함께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활동을 하였다.

그러다 한번은 한 친구가 장난으로 던진 창에 동네 동생이 어깨에 찔리고 나서는 어른신들이 창과 화살을 전부 빼앗아 그 뒤로는 날카로운 무기류는 소지 할수 없는 상태로 놀수 밖에 없었다. 워낙 장난끼들이 많은 어린 시절이기에 참 다치기도 많이 다쳤다. 원숭이 처럼 나무를 잘 타는 친구는 3~4미터나 되는 소나무 위를 자유 자재로 올라 다니다 떨어져 팔이 부러 지기도 하고 어떤 친구는 소나무 위에 엮어 놓은 칡넝쿨을 타잔 처럼 타다가 그대로 칡넝쿨이 끊어져 다리가 부러지기도 하였다.

그래도 그 시절 타잔 놀이가 오늘날 신체 건강한 우리의 몸으로 남아 있지 않았나 생각을 해보면서 나는 그 자유롭게 뛰어 놀던 그 시절의 영향인지 지금도 그 어느곳에도 구속받지 않고 자유로운 생활을 원하고 현재도 그러한 자유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때론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여러 가지 제약 조건이 많지만 요즈음 나는 신체적 자유를 넘어 영혼의 자유로움까지 추구하며 대자연 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친다.

누군가는 “타잔은 10원짜리 팬티를 입고 20원짜리 칼을 차고 노래를 한다 아아아~~”하고 노래를 불렀지만 우리들에게 있어서 타잔은 우상이었고 그러한 자연을 사랑하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정신들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와 21세기를 관통하면서까지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것이다.

21세기 타잔이 무척이나 그리워지는 요즘 다시한번 타잔의 (아아아~) 부름속에 진실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했으면 하는바램 이 아침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