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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에 대한 단상

최재춘 2013. 8. 30. 09:45

지금쯤 고향은 무척이나 바쁠것이다.

 논 밭에서 아마도 눈코뜰새 없이 밝아오는 태양과 함께 움직이리라 생각되어진다.

논에서는 막바지 병충해 구제 작업이 한창일것이다 이때쯤이면 벼멸구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이다.

 결실이 다가옴에 따라 멸구란 놈도 더욱더 식성을 발휘해 일손 바쁜 우리네 부모님의 틈을 노려 자신들만의 만찬을 준비하는것이다. 밭에서는 고추따는 작업 깨비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고 각종 콩류들도(돈부/녹두/강남콩 등) 토실토실 알토란 같은 자신의 몸매를 뽐내며 누군가가 와서 한번쯤 톡 건드려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더위도 한풀 꺽이고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운이 우리에 옷깃을 여미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도 고향의 바쁜 일손은 꺽일줄 모르고 더욱더 고향의 부모님을 힘들게 하고 있다. 한 평생을 저리 사셨으면 이제는 여유롭게 사셔도 될성 싶은데 왜 우리네 고향은 평생을 저리 사셔도 아직도 숨차게 허덕이고 있는것일까.

무엇이 저분들을 저리 만들었는가.

 어디가서 게으름을 피우시는 분이시던가. 마음편히 돈을 마음데로 쓰시는 분이시던가. 한평생을 절약하며 손발이 다 닳도록 온 몸으로 부대끼며 힘들게 살아오신 부모님들 그 마지막까지 힘겹게 들에서 이 더위에 고생을 해야 한다니... 

한편으로는 우직하게 살아오신 삶들이 대견해 보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정말 정직하게 열심히 한 평생을 살아온 삶의 결과가 아직도 장미빛 미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누군가가 나서서 이 고리를 끊어야 한다 평생 묵묵히 일만 하셔도 충분히 보상 받을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내야 한다. 한 여름의 그 땡볕 더위를 견더내며 일 하신 그 땀의 댓가가 올곧게 전해져야 한다.

사실 그 역할을 농협이 신안군이 앞장서서 해야한다. 단지 목소리 큰 몇몇 사람이 아닌 전체가 함께 따뜻한 온기가 느껴 질수 있도록 낮은곳을 향하여 그들의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것이다.

사실 이런 일들을 하기가 쉽지는 않을것이다 저마다의 생각이 다르고 때론 단순하게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을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좀더 배워서 또 그분들에 땀의 결실로 먹고사는 사람들이 그 결실을 돌려주기 위해서라도 지혜와 슬기를 발휘하여 정직한 땀의 댓가가 고스란히 전해져 희망과 미래가 밝게 비출수 있도록 고향을 바꾸어 내야 할것이다...

이 아침 잠시 고향에서 더위에 지치신 부모님들을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