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넓다고 생각을 한 적이 별로 없는데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기상을 보면 넓기도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남쪽에는 연일 30도가 넘는 불볕 더위에 밖에 나가기도 겁나는데 중.북부지방은 소나기에 홍수에 재산과 인명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니 아무튼 갈수록 더워지는 날씨 속에 건강관리를 잘 해야 할 것이다.
조금 있으면 휴가철이다 이미 대학생들은 방학에 들어갔지만 아직 중, 고등학생들은 학교에 다니고 있다 각 직장들도 7월말 전후를 기준으로 보통 휴가를 들어간다.
휴가철이 되면 나는 지금도 고등학교 방학때 경험했던 얄궂은 추억이 생각나곤 한다.
나는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그러나 일부 친구들은 목포로 광주로 유학을 떠났다. 그래서 방학때가 되면은 서로 만날수가 있었다.
그때가 아마도 고등학교 2학년때일 것이다 광주에 학교를 다니던 친구가 또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고향을 온것이다 그리고 임자 대광리 해수욕장을 가기로 하였다고 함께 가자고 하는것이다. 더운 여름에 학교에서 공부를 하던 나는 머리도 식힐겸 해서 함께 임자도 해수욕장을 가기로 하였다.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그 당시에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어도 모래가 좋다는 입소문을 통해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여름이면 찾곤 하였다. 우리는 젊기에 물놀이도 하고 공을 가지고 가서 모래 위 백사장에서 축구도 배구도 하고 놀았다.
그러자 광주에서 오신 공무원인지 선생님인지 잘은 모르겠으나 여러분이 오셔서 놀다가 우리하고 음료수 내기 축구 시합을 하자고 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디 만만한 선수들 없나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터라 당근 동의하고 전.후반 20분씩 차기로 하였다. 모래위 맨발로 하는 축구가 젊은 우리에게는 큰 무리가 없으나 운동을 별로 안한 분들에게는 상당히 피로가 쉽게 찾아온다.
아니다 다를까 후반에 들어가 체력이 바닥난 상대팀은 무기력하게 지고 말았다. 경기가 끝난후 우리는 시원한 음료수 먹을 욕심에 목말라 하는데 약속을 하였던 광주에서 오신분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전부 바다로 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은데 대한 분노심이 그 더위만큼이나 하늘을 찌르고 우리는 그 분들이 있던 자리에 혹시 음료수라도 있나하며 한번 올라 가 보았다.
그런데 거기에는 광주에서 준비해온 시원한 수박 화채와 멍멍이 수육이 잘 준비되어 있었다.
아마도 땀 흘리고 먹을려고 준비를 해오신것 같았다. 하지만 이 만찬을 본 순간 우리는 누구라고 할것도 없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멍멍이 수육과 수박 화채를 거덜내고 말았다.
멀리서 바닷물로 더위를 식히며 준비해온 수박화채와 멍멍이 수육을 상상하던 그분들은 누군가가 그들 자리에서 그들의 만찬을 즐기는 모습을 보았는지 바다속에서 소리치면 달려 나오고 있는것이 아닌가. 그러나 이미 만찬은 파장이 나고 우리는 유유히 사라져 버렸다.
지금 어디에선가 그날의 악몽을 기억하고 계실지 모르는 그분들에게 정말 이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리며,
하지만 약속은 꼭 지키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