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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육지)을 향한 그리움은 다리가 되어...

최재춘 2013. 1. 31. 08:33

바다로 둘러싸인 섬. 그렇다고 딱히 내세울게 없던 어린시절 우리는 뭍(육지)으로의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다. 책에서나 배웠던 기차를 처음 보았던것이 초등학교 4학년때인가 목포에 친척집에 갔다 그 우렁찬 기차 소리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쳤던 그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섬에서 뭍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두가지 루트가 있었다. 하나는 자동리 하면 나룻가에서 배를 타는 방법과 읍내 선착장에서 배를 타는 방법이었다.

그 당시 기선은 한양호 천신호 세종호 대진호등이 있었다 그 중 대진호가 가장 빨랐던것 같다 기선이 항구에 도착하면 밧줄을 내려 지지대에 묶고 부두와 배를 연결하는 합판이 내려온다.

그러면 먼저 내리는 손님들이 하나둘 내리기 시작하고 이어서 뭍을 향해 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배를 타기 시작한다. 배는 파도에 출렁이고 따라서 연결된 합판도 널뛰고 그러다 가끔씩 약주를 한잔씩 하셨던 어르신들은 바다에 빠지시기도 한다. 참 그때 그 합판을 건너기가 두려웠었는데...

기선의 뱃고동 소리가 우렁차게 울리면 모두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광정리에 사시던분인데 하얀 찐빵과  인절미를 해오셔서 그 짧은 순간에 파시는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이렇듯 섬과 섬을 연결하고 섬과 뭍을 연결하는 그때 그 기선들은 지금은 어디엔센가 고철로 변해 또다른 모습으로 변해 여전히 그들만에 역할들을 하고 있을것이다..

지금은 섬과 섬은 차까지 싣고 다니는 철부선이 다니고 섬과 뭍은 다리가 연결해주고 있다 맨처음 지도와 해제의 다리가 연결되고 이어서 지도와 송도의 다리 연결 그리고 사옥도 증도 다만 아쉬운것은 물길을 막은 형태로 건설된 지도와 송도의 다리는 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기에 하루빨리 물길을 개통하는 형태의 다리로 바꾸는것이 바람직하다.

어릴적 읍내에서 송도까지 그 개울을 헤엄쳐 건너는것이 담력을 시험하는 꼬마들의 무용담이었고 그 개울에서 한양호 대진호 천신호 세종호가 들어오면 그 파도를 타기위해 함께 두려움을 감내했던 그시절.. 그러나 지금은 흐름이 막혀 배가 들어올수 없을정도록 뻘이 축적되어버린 모습이 참으로 안타까울뿐...

뭍을 향한 섬사람들에 한없는 바램은 다리가 되어 돌아 왔건만 마냥 즐거워 하기에는 그 다리가 험난한 뭍의 삶들까지 가져와서 단란한 공동체적 섬의 생활은 빠르게 파괴되고..아쉬움이 남은 험한세상 다리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