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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춥고 밤은 길고 시골 사랑방에서 그때 그시절...

최재춘 2013. 1. 29. 08:59

어제만 해도 날씨가 영하권에 머물더니만 오늘은 동장군이 잠시 출타중인것 같다.

어렸을적과 지금에 날씨를 비교해보면 지금이나 예나 겨울 추위는 비슷한것 같다. 그래도 지금 더 추위를 느끼는 것은 삶의 상대적 빈곤감이나 사회가 예전에 비해 더 각박해져 그러한 부분들이 함께 어울려져 더 춥게 느껴지는것 같다.

시골에 겨울 추위가 되면 아마도 긴긴밤을 함께 애기꽂을 피우기 위해 어느 사랑방으로 전부 모였던것 같다 그리고 삶은 고구마를 먹으며 지냈는데 그때마다 우리는 과자 내기 화투를 친것 같다.

처음 화투를 알기 시작한것은 초등학교 전이다 시골에는 어느곳이나 화투 한모 정도는 있어 어느것이 일이고 어느것이 장이고 대충은 알게 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친구들끼리 모여 성냥 따먹기 두장 보기를 하기 시작한다 이후 배우는것이 민화투다 말 그대로 싱거운 화투 놀이다 그래도 어렸을적에는 민화투만 보아도 새로운 놀이 문화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배운것이 삼봉이었다 민화투에 익숙한 우리에게 삼봉은 다양한 점수가 매겨지는 참으로 재미 있는 놀이 문화였다.보통 시골에서 편을 짜서 내기를 하는데 3대3으로 편을 짜면 처음 각각의 팀에서 대표 선수가 나와 1대1 경기를 하고 이기는 쪽은 계속해서 나머지 선수와 경기를 하게되는데 결국 3승을 먼저하면 그 팀이 이기게 되는것이다. 보통 이 게임을 엿거리 게임이라 하였다 왜 그렇게 불렀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그러면 지는 팀은 꼬깃꼬깃 숨겨 놓았던 비상금을 털어야 했고 우리는 콜라에 새우깡에 주전부리를 사서 그 긴긴 겨울밤을 함께 하였던것 같다.

그러던 어느날 서울에 다녀온 친구들에게서 새로운 게임이 전파되었다 일명 고도리였다 아 이런 게임도 있었구나 하면서 그 문화적 충격은 대단하였다. 어느새 민화투 삼봉은 구시대적 게임이 되어 버렸고 고도리를 모르면 문명인이 아닌것 같은 취급을 받았다.

순식간에 퍼져버린 고도리는 그렇게 겨울밤 시골에 놀이 문화를 고도리의 시대로 만들어 버렸고 오늘날 민화투와 삼봉은 전설의 게임으로 남게 되었다.

요즘 시골에 내려가 보면 긴긴 겨울밤을 어르신들이 마을 회관에 모여 티브를 보시며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 먹을것을 해 드시기도 하는데 그때 그시절 티브도 없던 시절 48장의 화투는 유일한 겨울밤 놀이 문화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보면서 지금도 내가 궁금해 하는것은 똥이 12인지 비가 12인지 헷갈리는것이다.

누구는 비가 11이고 똥이 12이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누구는 비가 11이고 똥이 12이라고 한다...

어느해 어느 고수에게 물었더니 똥이 11이고 비가 12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