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기 모임을 다녀와서
코로나의 갑작스러운 방문앞에 경황없이 지낸것이 벌써 2년여의 시간이 흐르고 이제는 서서히 감기마냥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문득 뒤돌아 보면 1987년 ROTC에 입단한 이후 개구리 교련복 입고 공대 강의실에서 소등 소리에 긴장하고 입단교 훈련할때 끈끈한 동기에로 뭉쳐 2년을 70명이 넘는 동기들이 함께 땀흘리며 학문과 체력을 연마한 후 1989년 임관을 하여 초급 장교를 시작한 이래 우리는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의 역군으로서 또다른 삶을 지금까지 살아온 동기들이 있는반면 지금까지 현역으로 군에 남아 제 역할을 하고 있는 동기들도 있다
그중에서 뜻있는 동기들 40여명이 현재까지 그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1년에 두번씩 모임을 해오고 있었다
하지만 달갑지 않은 코로나는 우리에게 수많은 삶의 변화를 주었으며 특히 매년 모임을 하던 동기 모임도 반갑지 않은 방문객 핑게를 대며 3년만에 얼굴들 보는 시간을 가졌다.
유성 계룡 스파텔를 목적지로 하고 전국에서 한걸음에 달려온 동기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뒤로하고 먼저 그리운 동기들의 안부를 물으며 회의도 하고 저녁 만찬도 생삼겹에 그리고 간단한 맥주 뒤풀이 까지 이어진 개별 모임에 우리는 한방으로 모여서 오랜만에 知天命 후반의 삶들을 虛心坦懷하게 나누고 들을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미 인생 이모작 삼모작을 하는 동기들은 모두가 노후를 어떻게 살아갈것인가 하는 저마다의 현실적인 고민들을 가지고 있었다.
어느새 젊음을 바쳤던 그 자리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나와야 할 시기가 되었음은 한편으로는 그 만큼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요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체력도 소진되었다는 의미일것이다.
그래도 나 아직은 죽지 않았다는 마음만은 젊은 소위 시절의 그 패기가 남아 있어 열정적인 耳順의 삶들을 꿈꾸고 있는 동기들이 참 멋지고 자랑스러웠다
오랜만에 만남인지라 할말은 태산이어도 그래도 체력들 생각할 나이기에 눈을 감아 보는데
낯선 잠자리는 쉬이 틈을 내주지 않고 뒤척이다 보니 어느새 아침이 된다
우리는 단체로 온천 사우나를 하고 시래기국으로 아침을 거뜬히 해결한후 올 여름에 있을 또다른 만남을 뒤로하고 단체 사진과 함께 짧은 이별을 한다
동기 모임을 다녀와서 문득 생각을 해본다
어느 모임과 다르게 왜 이 모임은 부담없이 편안하게 함께 할수 있는가?
아마도 그것은 대학과 ROTC동기라는 그 출발이 같음이 밑바탕이 아닌가 생각을 해보면서 함께한 37년 함께할 42년 건강하게 얼굴들 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