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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일곱의 소회..

최재춘 2022. 5. 12. 13:52

어느새 오월이다

따뜻한 햇살이 산야에 푸르름을 재촉한다

거리두기도 사라지고 야외 마스크도 사라지니 그 호들갑을 떨었던 코로나도 별거 아닌듯 우리와 함께 감기 마냥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거리와 들판에 피어났던 꽃들이 봄이 왔음을 알려 주었건만 나는 봄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는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 春來不似春)이라고 했다

중국 한나라 원제때 중국 4대미녀(왕소군, 초선, 서시, 양귀비)중 한명인 궁녀 왕소군이 흉노족에 가게되고 고향과 달리 봄이 되어도 꽃이피지 않자 봄이 왔어도 봄같지 않음을 시인은 왕소군에 마음을 담아 노래하였던 것이다.

지천명(知天命)을 넘어 이순(耳順)에 가까운 나이에 매일 새벽 운동으로 시작하던 나에게 한달전 다리 골절은 생전 처음으로 수술과 입원을 경험하게 하였다.

그리고 어느새 한달이 훌쩍 넘어가니 봄은 지나가 버리고 꽃은 떨어져 버렸다. 봄이 사라져 버린것이다

쉰 일곱에 다시는 오지 않을  황금같은 이 봄이 그렇게 내곁에서 어떠한 추억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봄 아지랭이 마냥 어디론가 숨어버린 것이다

언제나 처럼 지금 이 순간이 내생애에 있어서 가장 젊은 날이라고 되뇌이며 열심히 살자고 다짐을 해보건만 육체적 불편은 잠시나마 나에 정신을 지배하나 그것도 순간인지라 다시금 정신 차리고 육체 수련 대신 심신 수련에 힘써본다.

우리는 보통 육체와 정신중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것도 아닌듯하다. 조건과 상황에 따라 육체가 지배 할수도 정신이 지배 할수도 있는듯 하다.

그래서 공자님도 군자는 외형적인것과 내적인것이 함께 어느 수준에 올라야 제대로 된 군자라고 이야기를 하고 계신다   

아무튼 아직도 제대로 된 내 걸음을 보기까지는 한달여 시간이 필요한듯하다

욕심 부리지 않고 내려놓고 배려하는 마음공부를 하면서 삶이 조금은 편안해지고 여유가 생긴듯 하다

무엇이 그리 급한지 바쁜 마음으로 내달렸던 지난 시절을 뒤돌아 보며 이제는 주변도 살펴가며 더디 가더라도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려고 한다. 

아픈 다리 부여잡고 새로운 권력의 탄생을 보면서 문득 우리에 현실을 반추해 본다.

  백년전만 하더라도 배고픔에 힘없음에 남의 지배를 받으며 서로 불신하며 희망없이 살아온 우리인데 다시는 그런 삶을 후손에게 물려주지 말자고 동족 상잔에 아픔을 겪으면서도 안쓰고 못먹고 절약하며 자식들 공부시키고 아픈몸 쉬지않고

불철주야 일해서 오늘날 이 넉넉한 삶을 유지할수 있게 되었는데  채 백년이 지나지 않은 지금 우리는 그 백년전의 아픔과 교훈을 잊은채 세대간 지역간 계층간 갈등과 분열은 선을 넘어 이제는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이 틀리면 함께하기 힘들정도로 반목하고 배척하고 있다.

애석하다

오늘에 대한민국을 이 상황으로 이끈 잘못을 이야기 하면 바로 권력을 남용하고 있는 정치권 그리고 정도를 가지 못하고 권력에 아부하며 민심을 흐리게 하는 언론 권력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권력을 사사로이 사용하는 모든 집단들 그리고 거기에 부히뇌동하는 우리들 즉 우리 모두에 잘못인것이다.

하지만 그 피해는 언제나 힘없고 가장 낮은곳에 있는 이땅의 국민들에 몫임을 잊어서는 안될것이다.

곧 지방선거라 모두가 열심히 하겠다고 하는데 정말 제대로 된 일꾼을 뽑아야 한다.

우리에 선택은 바로 우리에 책임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내딛을수 없는 발이 나를 조금은 슬프게 하지만 그래도 더욱 풍성해지는 나의 심성에  조금은 위안을 받으며 당당한 발걸음 그날까지 서두르지 않을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