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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익히는 기쁨..

최재춘 2021. 5. 25. 11:01

새벽에 운동을 가려고 일어나니 천둥번개에 비까지 이왕 나간김에 아파트 앞 현관에서 뜀뛰기를 30여분 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와 논어책을 펴놓고 잠시 그 시절의 공자의 마음과 함께 해본다.

코로나에 영향으로 유일한 즐거움이 새벽운동이었는데 요새는 논어 공부에 쏠쏠한 재미를 느껴가고 있다.

아는 지인의 소개로 고전을 공부하는 모임에 들어갔는데 다들 2년반동안 논어를 공부해서 지금은 이미 반정도 진도가 나간 상태였다.

나는 이제 한달이 지난지라 그분들과 함께 하려면 몇배의 노력을 해야하기에 조금은 벅차게 노력하고 있다.

논어의 내용을 공부하면서 때론 지금에 현실과 부합되지 않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2500여년전 그시절에 생각과 고민이 지금도 여전히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내용도 다수인지라 참으로 위대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뿐이다.

특히 공자님에 생각을 다양하게 자신의 입장에서 해석해 놓은 주석의 내용을 보면 모두가 훌륭한 설명이지만 어떤때는 너무 깊이들어갔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또한 논어속에는 시경(詩經)(춘추시대 민요를 포함 시 300여편 모음집)의 내용을 많이 인용하였는데 뛰어난 우리의 향가나 고려가요등 우리것도 잘 모르면서 중국에 고대 민요나 시를 알아야 한다는것에 대한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논어의 한문장 한문장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에게도 익숙한 문장들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그 문장을 우리가 지금 올바르게 사용을 하고 있는가 자기 반성도 해본다.

우리는 보통 지나치는것은 차라리 모자라는것보다 못하다고 할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이는 (子貢問師與商也孰賢. 子曰, 師也過, 商也不及. 曰, 然則師愈與. 子曰, 過猶不及) 자공이 공자에게 자장(師)과 자하(商) 두 제자중 누가 더 훌륭한지 물었고 공자는 자장은 지나치고 자하는 조금 모자란다고 답하기에 그럼 자장이 더 훌륭하네요 라고 자공이 말하니 공자님께서  지나치는 것이나 모자람이나 다 같다라고 이야기하고 계신것이다.

즉 과유불급은 어느쪽이 더 나은것이 아니고 차이가 없다라는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단어들중에 정약용 선생님에 생가 당호 여유당(與猶堂)과 임진왜란후 유성룡 선생님이 쓰신 징비록(懲毖錄)도 모두 중국 고전문헌에서 그 유래를 찾을수 있다.

먼저 여유당을 그대로 들으면 성급하지 않은 너그러운 마음 상태인 여유(餘裕)로 생각할수 있으나 그 뜻은 전혀 다른 한자의 내용이다.

여유(與猶)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정약용 선생님은 1800년 정조사후 벼슬을 놓고 고향으로 돌아가 집을 지어 여유당이라 당호를 걸고 생활하다 그 이듬해 유배를 떠나게 되는데 여유(與猶)는 여혜 약동섭천(與兮若冬涉川) 유혜 약외사린(猶兮若畏四隣)처럼 치열한 당파싸움속에서 "신중하라 한겨울에 내를 건너듯이 두려워 하라 사방에 에워싸인듯이" 즉 넉넉한 여유로움이 아니라 매사에 두려워 하고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정약용 선생님은 그 두려움처럼 그 이듬해 18년의 유배를 떠나게 되어 버립니다.

그리고 임란이후 다시는 그와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쓰신 유성룡 선생님의 징비록(懲毖錄)도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여기징이비후환(予其懲而毖後患)으로 즉 내가 지난 일의 잘못을 징계하여 뒤에 환난이 없도록 조심한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좋은 책을 썼으나 정작 이 책을 활용한 이는 일제였다는 아이러니는 우리에게 35년의 아픔으로 다가오고 있기에 또다시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징비(懲毖)의 자세를 가져야 할것이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 논어의 1편 1장의 말씀이다 이제 배움의 기쁨을 느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