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시절 민속씨름의 그리움..
인간의 무분별한 욕심이 빚어낸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 생김새가 고대 로마에서 머리에 장식하는 월계관처럼 도드라져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한다.
인류사에 있어서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를 힘들게 한 바이러스는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 14세기 중세 유럽의 쥐에의한 페스트(흑사병) 16세기초 남아메리카 원주민을 초토화 시킨 천연두 그리고 1차대전때 스페인 독감이 있는데 이들 바이러스는 수많은 인간의 희생을 담보로 이제는 어느정도 의학의 발달과 보건 위생의 선진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변형된 바이러스는 최근까지도 메르스, 사스에 형태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코로나바이러스는 그 중에서도 감염의 위력이 더 막강해져 오는듯 하다.
아무튼 코로나 덕에 주말을 거의 집안에서 지내나 보니 티브를 새벽까지 보게 되었고 그 중에서도 오랜만에 향수를 자극하는 옛 내용들이 나오기에 잠못이루고 그 옛날 씨름의 세계로 잠시 빠져 들어갔다.
광주민주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한 전두환은 국민들에 관심을 돌리기위해 스포츠를 활성화 시켰으며 프로 야구에 이어 프로씨름을 1983년도에 창립하여 천하장사라는 타이틀로 그때 당시 강남 아파트 한채 가격을 상금으로 내걸고 경기를 하였다.
제1회 천하장사 결과는 백두급에 이준희 이봉걸 홍현욱에 우승을 예상했던 대다수 전문가들의 기대를 뒤로한채 한라급에 최욱진과 신예 이만기가 결승을 치루었고 결과는 천하장사 이만기의 탄생이었다.
만가지의 기술로 무장한 이만기는 이후 모래판을 주름 잡으며 고경철 손상주 이승삼같은 내노라하는 기술씨름들을 압도하며 홍현욱의 무게씨름 이봉걸 이준희의 장신 씨름마저 초토화 시켰다.
하지만 만가지 기술의 이만기도 새로운 야생마 강호동 앞에 무릎을 꿇게 되고 씨름판은 서서히 강호동의 천하로 자리매김 할즈음 갑작스런 강호동 장사의 은퇴는 씨름판 침체의 시작으로 다가왔다.
한편 씨름의 강자는 대부분 영남출신이다보니 호남쪽에서는 씨름판에 명함을 못 내밀고 있을즈음 순천 출신의 고교생 백승일 장사의 등장은 또다시 씨름의 전성기를 예고하였다.
천하장사 백승일에 대한 지지와 환호는 특히 호남 팬들에 있어서 절대적이었으며 서서히 씨름에 인기가 되살아나고 프로야구에 이어 프로 씨름까지도 권력에서 소외되어 그나마 스포츠로 위안을 삼던 주홍글씨 호남의 희망이요 대리만족이었다.
하지만 갑작스런 IMF는 씨름의 침체를 불러오고 수많은 씨름인들이 모래판을 떠나 이종격투기나 연예계로 또다른 생존를 위한 발걸음을 옮길수 밖에 없었던 그 시절 이었다.
아무튼 이제와 뒤돌아보니 그시절 씨름은 우리와 애환을 함께 하였던 스포츠이자 민속씨름이었지 않나 생각을 해보면서 그때 그시절 천하장사들이 지금은 각종 예능을 주름잡는 강호동과 방송인 이만기 가수로 데뷔한 백승일등 또다른 삶의 영역에서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그래도 씨름인들이 모래판에서 다양한 기술을 그들의 능력을 뽐내는 그 모습을 보고싶은 것은 나만의 바램인가?
하얀눈을 기대해보는 겨울이건만 어느새 시간은 훌쩍 흘러 입춘의 길목에서서 그 시절을 잠시 그리워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