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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주는 지혜...

최재춘 2017. 6. 23. 11:05

연일 계속되는 가뭄에 바짝 타들어가는 농작물을 보면서 농부님들에 애타는 가슴에서 피어나는 하얀 연기가 어느새 우리 주변을 감싸온다.

어느해보다 비싼 농산물은 파는 농부님네도 사먹는 소비자들도 다들 불편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무튼 주말에는 비소식이 있기에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려 본다.

요즘같은 찌는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나는 매일 새벽 실력도 안되는 축구지만 공과 치열하게 승부를 가르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뛰곤한다. 투자한 시간으로보면 벌써  한두사람 정도는 충분히 제끼고 갈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하나 아직도 그냥 공하고 관계없이 열심히 뛰고만 있다.

새벽에 나오는 분들의 연령대며 직업군도 다양하다. 개인사업자부터 목사님 의사등 .. 그 중에서도 평소 알고 지내던 동생이 운동 끝나고 대뜸 "형님 좀 도와 주세요" 하고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사무실로 자료를 가지고 와 설명을 해달라고 했더니 한뭉치 서류를 가지고 와서 이야기를 하는데 약 2년동안 개인 사유지 문제로 시청 공무원들 하고 싸우고 있는 중이었다.

평소 욱하는 성격으로 큰집도 자주 갔다오는 동생인데 그동안 마음 고생하며 법적인 싸움을 외롭게 해오고 있었던것이다.

 한참을 설명하다 한숨을 쉬면서 꿈속에서 몇번이고 성질대로 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참고 여기까지 왔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장시간 들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덧붙인다.

누구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속으로 분을 삭이면서 참느라고 스트레스에 그야말로 미칠것만 같았는데 그래도 후련하게 이야기를 하니 조금은 괜찬다고 이야기를 하는것이다.

내가 큰 도움은 되지를 못해도 그나마 동생의 이야기를 들어주어 또다른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잘 듣는것만큼 훌륭한 지혜는 없다는 것을 새삼 절감해 본다.

인간이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개인 이유는 그만큼 많이 들으라는 조물주에 현명한 작품인것이다.

말을 많이 하면 후회가 늘어나고 듣기를 많이하면 지혜가 늘어난다. 말하는 것은 지식의 영역이고 듣는것은 지혜의 영역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경청하고 공감해주는것 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도움이 될수 있기에 비록 물질적 도움을 줄수 있는 입장이 안되더라도 함께 들어주는 슬기로운 지혜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덥고 무더운 날씨에 짜증이 앞장서겠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주고 들어주어 우리모두  이 무더위를 지혜롭게 헤쳐나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