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빠진 날..
요즈음 여기 저기서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예전에는 주로 부모님의 부음 소식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친구나 또는 옆지기의 이별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나는 예전에 나이 40과 50의 차이가 이리 우리를 무겁게 짓누를지는 전혀 예상을 못했다. 하지만 50의 의미는 상상외로 강하게 우리를 압박한다.
그렇다고 가만히 손놓고 있을수는 없는 법 다시 마음 가다듬고 허울뿐인 관념의 50을 뛰어넘기 위한 잰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어제는 밴드에 생일 날짜를 잘못 적어놓아 축하 댓글을 여러 친구로부터 받았다. 실제 생일은 정월 초엿새날이라 진즉 지났는데 내가 밴드에 잘못 적어 놓은것이다.
그래도 축하는 감사히 받았다.
보통 우리는 생일을 다른 말로 이야기 할때 "귀빠진 날"이라고 한다
그런데 얼굴중에 입도 있고 코도 있고 눈도 있는데 왜 귀라고 했을까?
그것은 옛날에 산모가 애를 낳는것은 거의 반은 죽음을 불사하게 된다. 오늘날과 같은 제왕절개 수술이 없던 시절은 특히 심하였다. 그래서 어르신들이 까마귀가 울면 오늘 누가 애를 낳는갑다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래서 분만을 할때 가장 큰 머리가 나오고 귀가 빠져 나오면 순산했다고 보고 귀가 빠진 시점을 태어난 시점으로 부르며 "귀빠진 날"을 생일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또한 순산을 하자마자 집앞에는 금줄을 치게 되는데 아들을 낳으면 새끼줄에 검정 숯과 빨간 고추를 딸을 낳으면 검정 숯과 푸른 솔가지를 달아 매어 잡귀와 액운을 막기위해 3.7일 즉 21일동안 매달아 놓곤 하였다.
지금은 찾아볼수 없는 금줄이지만 우리 선조들은 그렇게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귀하게 얻은 자식들을 애지중지 하였던 것이다.
지금도 이런 습관이 남아 있어 애를 낳기 전이나 낳고 나서는 상가집을 가지 않는 친구들도 더러 보곤 한다.
어떤것이 정답이 있는것은 아니다.
옛날 관습이 고리타분 할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이 가장 마음편한 선택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 아닌가 생각을 해보면서 이제는 새로운 삶의 탄생이 시작될때 방에 들어가기전 툇마루에 고무신을 바라보며 다시 저 고무신을 신을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없이 새로운 탄생을 축복하는 세상이어서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