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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살 내 나이가 어때서...

최재춘 2015. 3. 2. 17:08

3월의 봄 내음이 물씬 난다.

여기 저기서 봄을 자축하는 꽃망울이 살포시 고개를 내민다

모두가 얼어붙은 칼바람의 추위가 언제인냥 그렇게 봄을 맞이하고 있다.

3월은 새학기의 시작이기도 하다.

신입생부터 학년이 올라가는 학생들까지 새로운 교실에서 새로운 책을 가지고 새로운 선생님 밑에서 새로운 친구들과 배울 꿈에 설레임이 가득한 희망의 3월인 것이다.

이 3월에 나이 57세에 배움의 길을 가는 분이 계시기에 오늘은 그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그 분은 나의 큰 누님이시다.

우리집은 6형제다.

3남 3녀인 것이다. 내가 어릴적 우리 집안은 그리 가난하지 않았던것 같다. 일꾼이라고 하여 집에서 같이 일을 하시던 분도 있었던것 같다.

그러나 어느 순간 힘들어졌고 그러다 보니 시골에서 배움의 길을 계속하기가 어려워져 누님과 형들은 제대로 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하고 생활의 전선에 뛰어 들어야 했었다.

큰형은 군대를 나오고 나서 대학을 졸업했고 큰 누님 작은 누님 그리고 작은형은 정상적으로 학업을 대학까지 마무리하지 못하였고 막내 여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후 직장 생활을 하다 혼자서 대학을 졸업했다.

그 과정 속에서 운좋게 나만 정상대로 대학을 졸업했던것이다.

그리고 우리 형제들은 결혼하고 모두들 일상의 삶에 충실하게 사시면서도 배움의 끈은 놓지 않고 계셨다.

그리하여 누님과 형들은 틈틈이 학업을 이어 가셨고 올해 2월달에 53살에 작은형이 대학을 졸업 하셨다.

내년에는 55살이신 작은 누님이 대학을 졸업 하시고 마지막으로 57살인 큰 누님이 올해 대학을 입학 하시는 것이다.

비록 시골의 가정 형편상 배움의 길을 제때 가지지 못했지만 늦은 나이에도 용기내어 배움의 길을 걸으시는 누님의 용기에 존경과 찬사를 보내며 6형제가 모두 졸업하는 그날 함께 모여 좋은 시간 가졌으면 좋겠다.

누구에게나 좋는 환경이 주어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주어진 환경속에서 최선을 다하는 형제들에게 고맙고 특히나 57살의 늦은 나이에 대학의 문을 두드리는 큰 누님의 용기에 너무나 큰 감사와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