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강을 건너지마오..
몇일전 예전에 응모했던 독후감 쓰기에 참가상이라고 문화 상품권을 두장 받았다. 내심 기대를 했는데 참가상이라니.ㅎㅎㅎ(스스로도 쑥스러워..)
그래 어제는 그 상품권으로 영화를 보러갔다. 내심 블록버스터(blockbuster/한 블럭을 폭발시키는 대형 투자영화)영화를 기대하고 갔으나 시간이 맞지않는 관계로 독립 영화("인디영화"라고도 함)를 보기로 하였다.
독립 영화는 말 그대로 자본으로부터 독립한 영화다. 어떠한 대형 투자회사의 지원을 받지않고 창작자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바를 그야말로 예술적으로 나타내는 영화인것이다.
예전에 대표적인 독립영화로서는 워낭소리가 우리들에게 큰 인기를 끈적이 있었다.
아무튼 시간표상으로 볼수 있는 영화가 님아! 그강을 건너지 마오라는 영화였다.
익히 언론을 통해 들은바가 있어 약간의 기대속에 영화는 강원도 횡성의 작은 강가로 우리를 데려간다.
하얀 눈위에 곡을 하시는 할머니 그리고 눈덮인 봉분과 봉분앞에 조화.
아 이별이구나 하는순간,
76년간의 파란만장한 삶속에서 89세 소녀감성의 할머니와 98세 로맨티스트 할아버지의 불타는 로맨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꽃피는 봄이면 꽃을 꺽어 서로 머리에 꽂아주고 따뜻한 여름에는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며 웃으시고 낙엽지는 가을에는 떨어진 낙엽을 쓸어모으다 짖굳은 개구장이마냥 서로에게 던지시고 눈 내리는 겨울에는 눈싸움을 통해 서로의 애틋한 사랑을 확인하는 모습속에서 아! 아름다운 사랑이란 이런거구나를 우리에게 절절히 보여주신다.
할머니 열네살때 처가집에 데릴사위로 들어가 온갖 굳은일은 마다않고 고생하시며 열두자녀를 낳았지만 여섯을 먼저 보내는 아픔속에서도 두분이 서로 존대하며 존경하며 고운빛깔 커플 한복을 입으시고 두손 꼬옥 잡은채 황혼의 사랑을 노래하는 모습은 참으로 우리들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그리고 영화는 강아지 꼬마가 죽고 할아버지의 기침 소리가 잦아지며 피날레를 향해 달려간다.
말없이 흐르는 집앞 강가를 바라보며 할아버지와 손잡고 수시로 건넜던 저 강이 이제는 자신만 홀로 남겨두고 할아버지가 먼저 건너가게 되는 강이 될것이라는 슬픈 이별앞에 할머니는 또다른 만남을 준비하며 먼저간 여섯자녀의 내복과 할아버지의 옷가지를 불사르며 슬프게 차디찬 눈위에서 곡을 하신다..
차디찬 땅속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할머니밖에 없다라는 말씀속에 76년을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며 살아오신 두분의 지고지순한 사랑앞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마는 그래도 돌아가시기전 자식이 회한의 눈물을 쏟을때 우리에게도 똑같은 회한의 눈물이 필요치 않는 삶을 살라는 강한 메시지를 주는것 같아 동짓날찾아 뵙지는 못하지만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께 전화라도 드려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조각임을 알면서도 이별은 그냥 슬프다는것을 그리고 있을때 잘하자는 말이 결코 노래 가사로만 흘러 보내서는 안된다는것을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