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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콩국수집..

최재춘 2014. 6. 30. 09:28

벌써 유월도 저만치 가고 내일부터는 무더위의 절정인 칠월이다.

한 여름의 중심 칠월에 땀과 함께 하는 삶속에서 나는 무척 기다리는 음식이 있다.

그것은 바로 콩국수다.

한여름 땀을 흠뻑 흘리고 살짝 얼려 있는 차디찬 콩물에 면발 국수를 먹는 그 맛이란 아마도 무릉도원아 저리가라!  아니 그보다는 열이 있다가 다섯이 사라져도 모를 정도가 적절한 표현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어릴적 고향에서(신안) 하는 콩국수는 소금이나 설탕을 쳐서 간을 맞추는데 한번은 서울에서 콩국수를 시켜놓고 설탕을 달라고 하니 웬 이상한 사람으로 쳐다보는 것이다.

당근 남도에서는 콩국수를 시키면 설탕과 소금이 함께하는것이 기본이건만 그밖의 지역은  콩국수에 설탕은 전혀 상상밖으로 생각을 하는것 같다.

고향에서는 보통 집에서도 콩국수를 해서 먹었는데 믹서기가 나오기 전에는 콩을 가는것이 무척이나 손가는 일이라 중화요리집에서 먹는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면 갈아놓은 국수에 굵은 면발을 넣고 거기에 오이채나 토마토 그리고 계란 반쪽을 고명으로 얹져 내놓는데 옆에는 언제나 설탕과 소금이 있어 적절히 간을 맞춰 가며 먹게 된다.

나는 지금도 여름이면 여기저기 콩국수를 잘한다는 집을 찾아서 먹곤 하는데 특히 전주에 가면 한옥마을에 베떼랑 칼국수집의 여름 콩국수가 맛있다.

여기서는 시원한 콩국수에 얼음을 팥빙수에 들어가듯이 얇게 갈아서 수북히 내놓기에 일반적인 중국집에서 내놓는 덩어리 얼음과는 다르게 쉽게 녹아 콩국수가 더욱 차갑게 먹을수 있다.

그리고 또 전주에 들르면 태평양 수영장 뒷편 태평집이 있다.

 원래는 허술한 슬레이트 집이었으나 지금은 번듯하게 작은 건물을 지어 콩국수를 팔고 있는데 콩국물이 걸죽하고 약간 얼려있는 슬라이스 콩국이기에 무척이나 시원하고 맛있는 집으로 점심 시간은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여름 소바도 괜찬다.

군산에서는 주로 가는 집은 구시청쪽에 있는 대정 칼국수 집이다 그리 콩국은 시원하지는 않지만 국물은 진하고 특히 사장님이 친절하고 한마디로 착한 가게라고 말할수 있겠다.

그다음 주로 가는 집이 장미칼국수 집인데 여기는 면발이 차고 쫄깃쫄깃하다 당근 국물도 맛있고 차갑게 나온다.

이제 비록 덥고 땀나는 여름 이지만 나에게는 맛있는 콩국수를 마음껏 먹을수 있는 여름이기에 이 여름이 반갑고 기대가 된다.

각기 저마다의 전설을 간직한 콩국수집 이 여름 나는 이들 전설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