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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타이거즈여!

최재춘 2013. 9. 4. 07:49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군사정권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희망의 끈을 둘곳 없던 어둡고 힘들던 80년대 우리는 의지할곳 없이 마냥 방황하였다.

그때 우리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붙잡아 둔 것이 프로 야구였다. 비록 그들의 정책 일환 이었지만 모든 것이 힘들고 가진것 없던 우리는 오로지 깡다구로 악바리 근성으로 승리를 해내는 타이거즈에 열광하고 모든 관심과 열정을 쏟아 부었다.

82년 14명으로 창단한 해태 타이거즈는 열악한 조건속에서도 83년 최초로 우승을 한 이래 해태의 이름으로 9번의 우승을 일구어 내면서 비록 모기업이 경제적으로 충분한 지원을 해주지 못하지만 정치적으로 소외된 그 울분을 선수들과 관중들이 하나되어 목포의 눈물을 부르며 무등경기장이 떠나가도록 목놓아 외쳤던것이 엊그제 같다.

때론 경기중에 뜬금없이 “김대중” “김대중” 하며 우리의 희망을 우리의 소망을 우리의 한을 함께 나누며 무등경기장을 갑작스럽게 정치의 장으로 만들기도 하였다.

무등경기장 해태 아주머니의 춤사위에 함께 웃고 함께 울며 그 고난의 세월을 보내고 드디어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고 해태 타이거즈는 기아로 팔려가고 예전만큼의 기대와 열정은 아니지만 그래도 타이거즈에 대한 애증은 여전하였다.

그래서인지 2009년 기아 타이거즈는 우리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결국 10번째 우승을 일구어 냈다.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선동열 선수가 감독으로 부임을 해오고 이제는 11번째 우승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잔뜩 기대하고 있는데 그 기대는 결코 틀리지 않은지 올해 5월 기아는 감히 누구도 적수가 없는 냥 승승장구를 해 나갔다.

그러나 지금 기아는 어디에 있는가. 신생팀 NC와 함께 꼴찌를 다투고 있는 이 형국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아무리 부상 선수가 많다고 하더라도 근본적인 문제가 내재적으로 있는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부상은 외적 부상과 내적 부상이 있는데 기아는 내적 마음의 부상이 더 큰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보면서 면면히 하나하나의 역량을 보면은 우승 후보팀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 전력을 찾아볼수 없는 모래알 팀이 되어 버린 것이다.

팀이 잘되기 위해서는 선수와 코치와 구단이 삼위 일체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타이거즈는 이 시스템이 깨져 버린 느낌이다. 팀의 기둥인 이종범 선수 김상현 선수와 서글픈 이별이 정신적인 구심점을 잃게 했고 또 그 잘나가는 선수가 구단에 의해서 팽 당하는 모습속에서 고참선수들의 신바람 나는 분위기를 빼앗아 버린 것이다.

어느새 모래알 팀이 되어버린 타이거즈에 시멘트와 물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아무리 수십억을 주고 좋은 선수를 들여와도 정신적으로 이미 패배해 있으면은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우리는 다시보고 싶다 타이거즈에 헝그리 정신을!

비록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전체 선수가 혼연 일체가 되어 불패의 신화를 만들어 가던 그 타이거즈 선수를..

응답하라 타이거즈여!

다시 그대들이 힘차게 일어서는 모습을 그리고 목포의 눈물대신 남행열차를 신나게 부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