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섬의 전설..
내가 어렸을적 고기를 잡던 봉리 뒤쪽에는 어의리가 있었고 그 옆에는 두개의 각시섬(큰각시섬,작은각시섬)이 있었다. 행정 구역상으로는 영광군 낙월면에 해당되는데 예전에는 지도에도 속해 있었다.
각시섬을 들어가는 뱃길은 봉리 뒤쪽 항에서 배를 타고 각시섬으로 들어가곤 하였는데 지금은 영광군 염산면에서 들어간다.
우리가 어렸을 때 라디오 프로그램중에 전설따라 삼천리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게 그 프로에 이 각시섬 이야기가 나왔었다 그래서 그 기억을 되살려 각시섬 전설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옛날 아주 오랜 옛날 무안군 해제면 백학산 산 밑 갯마을에 마음씨 좋고 금슬 좋은 젊은 부부가 살고 있었다. 남편은 고기잡이를 다녔고 부인은 해초를 따며 행복하게 살았는데 어느날 남편이 원인도 모를 불치의 병에 걸리게 되었다.
이에 부인은 좋다는 약은 다 처방을 해도 차도가 없자 어느날 마을에 사는 노파가 저 바다 건너에 불귀도(不歸島)라는 섬이 있는데 거기에는 선약초(仙藥草)가 있어 어떤 병도 고친다고 가르쳐 주기에 이 부인은 병든 남편을 위해 미음을 쑤어 머리 맡에 두고 불귀도로 선약초를 구하러 떠났다.
불귀도에 도착하여 섬 이곳저곳을 찾아보니 바위위에 선약초가 보이는것이 아닌가?
부인은 너무나 기쁜 나머지 선약초에 손을 대는 순간 여기 저기서 슬슬 소리가 나더니 구렁이들이 나타나 부인의 다리를 물어버리고 말았다. 이윽고 며칠만에 깨어난 부인은 하체가 구렁이로 변하게 된것을 알게되었고 그럼에도 남편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었다.
한편 혼자 남은 남편은 미음을 먹으며 부인이 돌아 오기를 학수고대 기다리다 죽고 말았다.
바람이 불고 비가 세차게 오는 어느날 바다 건너에서 헤엄쳐오는 구렁이를 보고 사람들은 집으로 숨었고 그 구렁이는 입에 약초를 물고 그 젊은 남편이 있는 집에 들렀다가 다시 불귀도 섬으로 가는것이 아닌가. 비가 그치고 사람들이 젊은 남편집에 가보니 그 남편은 죽어 있고 그 옆에는 선약초가 놓여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바람이 불고 물결이 높게 파도 치는데 사람들이 불귀도 섬을 바라 보게 되었고 마치 그 부인의 각시때 모습처럼 그 섬이 마을사람들에게 보였다.
이에 사람들은 부인 구렁이가 돌아간 그 섬을 각시섬이라 부르고 그 곳에 사당을 지어 각시당(堂) 이라 하여 매년 정월에 그 원혼을 달래고 풍년을 빌고 있다.
임이 그리워지는 비가 오는 날마다 각시 모양으로 변한다는 각시 섬. 지금도 해제 백학산 밑에서 날씨가 흐린날 바라보면은 각시의 얼굴로 보인다고 하는 각시섬 비련(悲戀)의 전설이 오늘날 갈수록 약해지는 부부의 참 사랑을 다시한번 일깨우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