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톨의 곡식과 땀의 의미..
찌는듯한 더위, 불볕 더위, 열대야(가장 낮게 내려가는 온도가 25도 이상일 때), 초 열대야(가장 낮게 내려가는 온도가 30도 일 때) 현재 전국을 강타하고 있는 이 땡볕 더위를 일컫는 말이다.
나는 지난 주말 고향을 다녀 왔다 금요일 밤새 친구들과 우정을 다지고 토요일 새벽 일어나자마자 부모님과 함께 밭으로 가서 이른깨를 수확하였다.
그야말로 내리쬐는 불볕 더위 속에서 연거푸 물을 들이 마시며 깨를 베는데 흘러 내리는 땀은 이미 온몸을 적시고도 남아 흘러 내릴 정도였다.
급기야 읍내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 아이스크림을 사오라고 하였다. 배달된 아이스크림으로 잠시 더위를 달래보며 계속되는 밭일에 이제는 참기가 힘들정도였다.
급기야는 부모님께 남은 깨를 놔두고 일단 더위는 피하고 서늘할 때 다시 작업을 하자고 해도 오후에는 고추를 따야 하기에 오전에 마무리 해야 한다는 대답이었다.
이를 악물고 오전 11시경 깨 베는 작업을 마무리 하였다 그리고 나는 온몸을 찬물로 내려 붓고 군산으로 오후에 올라왔다 일요일 일정 때문에 올라오기는 하였지만 깨가 그렇게 싫어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토요일 저녁 온몸은 불볕 더위가 옮겨 붙은듯 계속하여 뜨겁게 달궈져 있는 상태로 이틑날까지 나를 힘들게 하는 속에서 나는 단 한번의 밭일에 이정도인데 연세가 80이 넘으신 부모님은 매일 이렇게 일하신다고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 못해 과연 저 연세에 저렇게 살아야 하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나의 머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제발 시원할때 잠깐 가서 일하시고 더울때는 푹 쉬시라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평생 눈뜨면 들로 나가시고 해지면 집으로 들어오시는 삶을 사신 부모님은 일을 보면서 쉬시지 못하는 성격이기에 저리 들로 나가시는 모습들이 고향에 여느 부모님 또한 마찬가지 일것이다.
무슨 대책을 세워야지 고향에 연로하신 어르신들의 초열대야 속의 강도 높은 노동은 삶을 단축시키고 지금까지도 고생을 하며 살아오신 그 분들에 대한 우리들의 역할이 아닌것 같다.
그리고 앞으로는 우리가 먹고 있는 깨며 콩, 고추, 쌀 모든 것들이 그냥 쉽게 만들어지는것이 아니고 우리네 부모님들이 목숨을 담보로 만들어 내는 소중한 먹거리라는 것을 다시한번 뼈저리게 느꼈기에 단 한톨도 허투로 허비하지 않는 마음들 다잡아야 할것이다.
이 아침 김밥을 먹으면서도 그 속에 녹아들어가 있는 고향에 농사짓는 어르신들의 촉촉이 젖어있는 땀의 무게를 함께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