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의 시꺼먼스....
휴가철이라 모두들 휴가 계획을 짜고 있을 것이다. 바다로 갈까 산으로 갈까 하지만 나는 초등학교때부터 방학만 되면 휴가를 바다로 갔다 아니 휴가가 아닌 배를 타고 고기를 잡으러 다녔다는것이 정확할것이다.
그 당시 우리집에는 배가 있었다 그러고 보면 우리집은 농업과 어업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보통 바다에 고기를 잡으러 가면 1박 2일 또는 당일로 다녔다 나는 주로 고기를 잡는데 있어서 보조 역할을 하였다. 선원이라고 해보아야 달랑 두세사람이 전부인데 그 속에서 나는 기관사도 했다가 주방장도 했다가 하며 어른들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나의 확실한 역할을 자리매김 하고 있었다.
고기잡는 방법은 주낙질이라는 방법인데 먼저 고기 잡는데 미끼를 준비해야 하기에 그물로 미끼를 후리질해서 잡는다 그러면 주로 잡히는 미끼가 운저리, 엽삭, 짱뚱어, 새우다.
이 미끼가 준비되면 밀물 썰물에 맞추어 주낙질을 시작한다. 주낙질 방법은 먼저 낚시줄에 돌을 달아 바다에 던져 가라앉게 하고 그 위에 해통(물에 뜨는 기구)을 달아 나중에 건져 낼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연결된 낚시줄에 미끼를 채우고 바다로 던진다 보통 낚시바늘 열개정도 던지고 그 중간에 작은 돌을 채워 바다에 가라 앉도록 한다.
한번 낚시를 던지기 시작하면 약 700개에서 800개정도의 낚시를 바다에 던진다. 그리고 잠시 30분에서 한시간 정도 쉬면서 고기가 물도록 기다린다. 보통 이때 배고픔을 해결하기도 한다.
한시간 후 바다에 던졌던 낚시줄을 다시 거두어 들이기 시작하면 낚시바늘에 고기들이 줄줄이 걸려 함께 따라온다. 그 지역에 따라 나오는 고기의 종류도 다르다 보통 사옥도 앞에는 붕장어(아나고) 종류가 잘 잡히고 병풍도 칠산 바다쪽은 민어 농어가 잘 잡힌다 특히 칠산 앞바다쪽은 가오리가 잘 잡혀 가끔씩 가오리가 필요할때는 봉리 뒤쪽 어의리 앞 큰각시섬 작은 각시섬에서 주낙질을 하곤 하였다.
가끔씩 어릴때 나만큼 크기의 상어도 잡히곤 하였는데 그때는 경운기를 가지고 와서 고기를 싣고 갔던 적도 있다. 지금은 자연산 농어 민어가 비싸지만 그때는 그렇게 비싸지가 않아 내가 직접 버스를 타고 목포에 가서 고기를 팔고 오곤 하였다.
고등학교 1학년때는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학교로 전화가 왔다 집에 급한일이 생겨서 나오라는 것이다 그래 가보았더니 나에게 목포로 가서 고기를 팔아 오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 버스를 타고 목포에 가서 고기를 팔고 선생님에게는 죄송해서 농어 한 마리를 갔다 드렸던 적이 있었다. 정재련 선생님은 왜 농어를 갔다 주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실것이다.
아무튼 지금도 휴가철이면 친구들과 함께 후리질을 하곤 하는데 그때 그 실력을 지금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여름 방학이 지나고 나면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처럼 새까맣게 타버린 나의 모습을 친구들은 언제나 의아하게 생각을 하였는데 실은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며 탔던것이다...
친구들아 시꺼먼스의 비밀은 바다에서 일하면 그냥 알어.. 금방 타버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