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있는 우리말들...
우리는 가끔식 사극을 보면은 그 시대에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말들이 쓰여지곤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따라서 오늘은 재미있는 우리말의 유래에 대해서 몇가지 살펴 보고자 한다.
함흥차사 (咸興差使): 심부름을 가서 아무 소식이 없이 돌아오지 않거나 늦게 오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인데 이는 조선 태조 이성계가 왕위에서 물러나 함흥에 있을 때, 태종(太宗)이 보낸 사신을 잡아 가두어 돌려보내지 않아 소식이 없었다는 데에서 비롯된 말이다. 따라서 조선 이전 사극에서는 함흥차사라는 말을 사용 해서는 안될 것이다
숙주나물 : 콩을 불려 싹을 내어 길러 먹는 것이 콩나물이듯, 녹두의 싹을 틔워서 기른 것을 데쳐서 무친나물을 숙주나물이라고 한다. 녹두의 싹이라 하여 녹두나물이라고도 부르는 이것은 특히 추석때 먹는 귀한 음식이다. 이런 녹두나물이 왜 숙주나물이라 이름 붙여진 유래는 다음과 같다.
성삼문, 박팽년, 신숙주 등은 세종 때 집현전에서 여러 학자들과 훈민정음을 연구하였던
사람들이다. 세종이 죽자 문종이 즉위하였으나 병약하여 세종의 예언대로 집권 2년 만에
죽게 된다. 그러니 갑작스럽게 죽은 문종의 뒤를 이은 것은 문종의 아들 단종이었다.
이 때 단종의 나이 15세, 그러나 이런 어린 왕을 단종의 작은 아버지 수양대군이 한명회와
함께 계유정란을 일으켜 단종을 폐위시키고 왕위를 빼앗았다. 세종의 명에 따라 성상문,
박팽년 등은 원손인 단종을 보호하기 위해 사육신들과 함께 단종의 복위를 꽤하였으나
발각되어 처형당하고 만다.
그러나 충절을 다하고 죽은 성삼문, 박팽년, 이개, 하위지 유성원, 유응부 등의 사육신과는
다르게 신숙주는 계유정란에 세조와 한명회를 도와 세조 즉위 후에는 영의정에 까지 오르게
된다. 신숙주 자신과 그 당시 역사적인 절박한 상황을 살펴보면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하고 조선 왕실을 위한다는 명목을 들자면 변명의 여지는 없진 않으나 세상 사람들, 특히 민초들이 바라 볼 때는 이는 변절자였던 것이다. 세종대왕의 유지를 저버리고 의리를 지키지 않았으니 말이다.
녹두나물은 콩나물이 주지 못하는 특이한 향과 맛이 있어서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것이지만 단점이 있다. 콩나물과는 다르게 녹두나물은 쉽게 상한다. 무쳐서 그날 먹지
않으면 다른 맛이 되거나 상해 버려 버려야 한다. 그만큼 콩나물보다는 까다롭다.
이래서 이 녹두나물을 보고 신숙주가 쉽게 변절한 것과 닮았다고 하여 숙주나물이라 부르게
된 것이다.
말짱 도루묵 : 애쓰던 노력하던 일이 헛수고 될 때 사용하는 말인데 이 말의 유래는
선조 임금이 임진왜란을 맞아 피난하던 도중에 처음 보는 생선을 먹었는데 그 맛이 별미였다. 그래서 이름을 물어보니"묵"이라고 하므로, 그 이름이 맛에 비해 너무 보잘 것 없다 하여 그 자리에서"은어(銀魚)"라고 고치도록 했다. 나중에 궁중에 들어와"은어"생각이 나서 다시 청하여 먹었으나 예전과 달리 맛이 없었다. 그래서 선조가 "(은어를) 도로 묵이라고 해라"하고 일렀다고 한다. 이런 유래로 인해"도로묵"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가 발음이 변해"도루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