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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렁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최재춘 2013. 5. 28. 14:01

지금은 시골에 가더라도 집안 내부 인테리어가 많이 변해 시렁을 찾기가 힘들다.

시렁은 물건을 얹어 놓기 위해 벽에 두개의 나무를 가로질러 선반처럼 만들어 놓고 그 위에 물건을 올려 놓는곳이다 때로는 그 두개의 나무위에 판자를 얹어 좀더 안정감 있게 물건을 올려 놓는다

어릴때 할머니께서는 그 시렁위에 동구리 석작 각종 기름병 등 온갖 필요한 것을 올려 놓으셨다.

때로는 중요한 것을 올려 놓았는데 잊어 버리시고 나중에 썩어버리거나 훼손된채로 발견 되기도 한다

아무튼 시렁은 어릴적 각종 애지중지 하던 물건들을 올려 놓으셨던 장소 였으며 공포의 회초리도 가끔씩 그 위에 올려져 있기에 키가 닿으면 어떻게 회초리를 밖에 버릴까 궁리하다 중심이 잡히지 않은 의자나 동생을 무릅 꿇리고 시렁위를 더듬다 넘어지곤 하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엊그제는 향우회 회의가 있어 서울에 올라 갔다 회의가 끝나고 뒷풀이 하는데 어느 분이 시렁에 얽힌 재미있는 애기를 해 주셨다.

어렸을적 어느 시골에 도시의 청춘 남녀가 놀러를 왔는데 이 시골에 어르신들은 서울 사람들은 서로 사랑을 어떻게 하나 궁금하였단다 그래서 밤에 몰래 들여다 보니 서울 두 남녀가 서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것이 아닌가.

아 서울 사람들은 사랑도 서서 하는구나 하고 그 시골 어르신들은 서울 사람처럼 서서 해볼 요량으로 밤이되어 어린 자녀들이 자기만을 기다렸다.

이윽고 밤이 늦으니 어린 자녀들은 자고 드디어 서울 사람들 처럼 두 부부는 서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데 하필이면 흔들림을 견디지 못한 시렁위에 물건이 떨어져 자고 있는 아들 머리를 때리니 아들이 일어나서 하는 말 "평상시 하던대로 하시지 왜그러세요" 하고 외치니...두 부부는 깜짝 놀라 얼른 자는척하며 코를 골았다는 시렁에 얽힌 이야기였다.

꾸며낸 이야기지만 시골의 어렵고 힘든 환경속에서는 충분히 예상할수 있는 내용이기에 조금은 공감대가 가기에 함께 웃을수 있었다.

시골에 주거 환경의 변화는 우리에게 많은 편함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에 소중한 추억들도 함께 빼앗아가는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아직도 시골 어딘가에는 그 시렁들이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