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제사의 의미

최재춘 2013. 3. 4. 08:30

주말에는 고향에 다녀왔다 언제나 고향의 품은 따뜻하고 공기도 맑고 깨끗하여 마시면 마실수록 달고 맛났다 도시 생활에 찌든 삶속에서 고향의 깨끗한 공기는 활력소가 되고도 남는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함께 모여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생각하며 제사를 지냈다 언제나처럼 나는 제사의 의미는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함께 모여 우애를 다지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으로 경건한 마음으로 차리면 된다라고 하는 가치관의 소유자다.

 그러나 매형들은 또 나의 생각과 틀리다 상당히 격식을 따지기 때문에 서로간에 작은 의견 충돌이 생기기도 한다. 좌반우갱(왼쪽에 밥 오른쪽에 국) 조율이시(대추,밤,배,감순서로 놓는다) 홍동백서(붉은과일은 오른쪽 흰과일은 왼쪽) 좌포우혜(포는왼쪽 식혜는 오른쪽) 동두서미(생선 머리는 오른쪽 꼬리는 서쪽) 어동육서(생선은 오른쪽 고기는 서쪽)는 기본적으로 크게 틀리지 않다.

 그러나 제사를 지내는 순서에 있어서는 사뭇 다르다  일반적으로 제사는 나를 중심으로 3대에 한해 기제사를 지낸다(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그러나 우리집은 6대를 한꺼번에 합동 제사를 지낸다  원래 3대 이상은 세향으로 지내는데 아직까지 우리집은 6대를 합동으로 하고 있는것이다.

처음 향을 피우고 술을 따르는것은 혼백을 부르는 제사의 시작이다 혼은 하늘에 있고 백은 땅에 있기에 향을 피워 혼을 부르고 술을 따라 부으면서 백을 부르는것이다 이후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하고 또 술잔을 올리고 절을 하고 첨작하고 합문하고(아홉수저 드시는 동안 엎드려 있기) 숭늉으로 바꾸고 음복하고 이정도 진행한 순서가 약식이다 원래는 훨씬 복잡하나 그 지역과 가정마다 다르기에 각각의 특색에 맞게 하는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것도 복잡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매형들은 최소한 이정도는 해야 한다고 해서 적정선에서 절충하여 제사를 마무리 하였다.

제사를 지내는 동안 남자들도 힘들지만 특히 여자들이 많이 힘들다는것을 새삼 느껴본다 제수를 준비하는것이 보통 어려운것이 아니다. 그 많은 음식을 정성을 다해 준비한다는것은 그나마 합동으로 지내서 다행이지 1년에 열두번 지낸다고 생각하면 어이쿠이다.

제사는 유교적 관습에 일환이다 따라서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애기할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제사 순서나 방법에 있어서도 정답은 없다라고 생각하며 정성껏 준비하여 최대한 예를 갖추어 지낸면 된다라고 생각한다.

내가 편한 마음으로 준비해야지 조상들도 편한법이기에 허례허식은 과감히 버리고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 마음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