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까치 설날은...
어릴적 시골에서 명절로 크게 지냈던것이 설날 대보름 추석이다 그 중에서 지금은 설날과 추석만 지내고 어느순간 대보름은 역사속에 한페이지가 되고 말았다.
이제 몇일 있으면 설날이다 민족의 명절이라는 설날도 한때는 양력 설로 지내야 한다고 강제로 설날을 옮긴적도 있었으나 워낙 국민들의 저항이 강해 원래대로 구정으로 설날을 원복 하기도 하였다
그때 집에서는 설이라고 음식을 장만하는데 학교를 등교해야 하는 서글픔은 지금도 씁씁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일단 설은 뭐니뭐니 해도 새옷이다 일명 설빔이라고 하는데 어렸을때 아마도 나는 한번도 설빔을 입어 본적이 없는것 같다. 그래도 모두들 색동 설빔을 입고 나와 여기저기 세배 다니는 모습은 우리 고유 민속절 설날의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모두들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그래도 설날만큼은 모두가 풍요로웠던것 같다. 아침 일찍 산소 성묘를 마치면 그때부터 일명 일당을 벌기위해 떼지어 다니며 세배를 했던 기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어느집에 가면은 십원을 주고 어느집에 가면 오원을 주고 모두들 소문이 나고 가장 많이 주는 집에는 어린이들로 문전 성시를 이루고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먹고 또 그다음집으로 의기양양하게 다니던 그때 그 모습들...
지금은 겨우 친척집정도 다니지만 그때는 친척집이고 아니고 구분이 없었고 동네 집들은 다 다녔던것 같다.
그래서 전부 모아 보면은 삼백원도 되고 이백원도 되고 그 당시에는 너무나 크고 소중한 돈들이었다.
어릴적 아마다마(둥그런사탕)가 십원에 열개씩 하던 시절이니 이백원 삼백원은 몇달을 쓸수 있는 용돈이었던것이다.
모두가 함께 모여 여기저기 몰려 다니며 철없이 뛰놀던 그때 순수했던 모습들은 어느순간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지금은 겨우 윷놀이정도 그것도 못하는데는 삼삼오오 모여서 고스톱 정도 하는것이 최근에 설 풍속인것 같아 한 편으로는 우리의 고유의 세시 풍속을 더 발전시키지 못하고 개인주의화 되는 모습이 안타깝다.
한해한해 고향에 가보면 젊은 친구들은 내려오지 않고 어르신들은 돌아가시고 몇년후면은 시골은 어떻게 될까하는 우려속에 올 설에는 어르신들과 함께 마을회관에서 오랜만에 윷놀이나 해보아야겠다.
까치까치 설날은 어제이고..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에요...설날은 변하지 않았는데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우리는 이렇게 변해 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