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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겨울의 어릴적 자화상....

최재춘 2013. 1. 10. 08:51

날씨가 많이 춥다 어느새 사계절이 뚜렷한 아름다운 대한민국이 아닌 두 계절은 뚜렷하고 두 계절은 희미한 대한민국으로 바뀌어 가고 있지 않나 우려를 해본다.

우리를 힘들게 하는 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은 길어지고 우리들의 기쁨 따뜻한 봄날과 청명한 가을은 어느새 졸아드는 슬픈 현실이 우리를 어둡게 한다.

내가 살았던 고향도 겨울이면 무척이나 눈이 많고 추웠던 기억이 난다 바닷바람이 유난히 강했고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따뜻함이 우러나오지 않았나  생각을 해본다

지금같이 추운 겨울 눈이 많이 내리면 아침 일찍 비료포대 비닐에 지프라기를 넣어 임시 썰매를 만들어 비탈진 길가나 뒤메뚱으로 달려가서 어디에도 없는 훌륭한 눈썰매장으로 만들어 버린곤 한다 앉아타기 누워타기 서서타기 둘이타기 각종 묘기를 보이며 저마다의 썰매 실력을 뽐내며 한나절을 보낸다.

점심때는 부모님이 쪄놓으신 고구마에 동치미에 김치에 허기진 배를 달래고 또 연을 만들어 들판을 내달린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들어가면 기다리는것은 배고픔에 나를 반기는 외양간에 소.

소죽을 쑤어 빨리 주어야 하기에 우선 당글게로 재를 소쿠리에 담아내어 재를 버리고 여물을 넣어 소죽을 쑨다. 그리고 소죽이 다 쑤어지면  그 불속에다 고구마를 넣어 군고구마를 해먹는 재미는 겨울철 별미다..

이렇듯 고향의 어릴적 겨울은 우리에게 다양한 추억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지만 지금은 모두들 컴퓨터에 티브에...

그래도 지금 생각을 해보면 겨울철 가장 재미있게 했던것은 꿩사냥이 아니었나 생각을 해본다. 밤새워 콩을 모아 구멍을 내고 그 속에 싸이나를 넣고 촛물로 다시 메꾸고 양지바른 밭에 솔껍질 위에 올려 놓으면 배고픈 꿩이 낼름 먹고 숨쉬지않으면 가서 꿩을 주워 맛나게 탕을 끓여 먹던 그 시절...

때론  고래심줄이란   하얀 줄로 덫을 만들어 꿩이 자주 기어 다니는 길목에 설치하여 잡을때도 있었는데 

아마도 지금에 건강한 나를 만든것은 이렇듯 산과 들로 야생마처럼 휘젓고 다녓던 어릴적 겨울의 하루가 아니었나 생각을 해본다.

지금은 경험할수 없는 그때 그시절...

이번 설에는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나 가볼꺼나.....